김해 화포천에 날아든 것도 벌써 4개월이 다 돼갑니다. 나는 두 달 가까이 봉순이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고압선 철탑 꼭대기 같은 위태로운 곳에 잠자리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유기농 농경지와 오염되지 않은 농수로에서 드렁허리, 붕어, 미꾸라지, 논고둥 등을 먹었습니다. 황새는 시야가 좋은 높은 곳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예처럼 인공 둥지를 만들어주기로 하고 SNS를 통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네티즌이 참여의사를 보내왔고 인공 둥지를 세울 부지도 섭외하고 있습니다 -------------------------------------------------------------------------------------- 황색의 인식표(가락지)로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 황새마을에서 날아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텃새로 살고 있던 황새 한 쌍 중 수컷이 1971년 포수에게 사살된 뒤 1994년에 암컷마저 수명을 다해 황새가 사실상 멸종 상태였습니다. 그 뒤 한국교원대에서 복원에 착수해 현재 150여 마리로 크게 늘었고 자연 방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돼 있고, 지구상에 아무르 황새는 3천여 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종입니다.
녀석은 봉하마을 앞에 있는 봉하뜰과 화포천 퇴래뜰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했습니다. 나는 녀석의 이름을 ‘봉순이’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봉순이는 7월8일 현재 100일이 되도록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머문다는 것은 봉순이가 이곳을 서식지로 인식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봉순이는 하고많은 들판 중에 하필이면 화포천을 찾아온 걸까요. 그 이유는 화포천을 중심으로 봉하뜰과 퇴래뜰이 유기농을 하기 때문입니다. 제초제·살충제 등 화학 농약은 일절 사용하지 않아 논둑이 살아 있고 물고기가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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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포천 황새 봉순이
출처 : 자리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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