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이시여,
제가 삶과 화해하고,
사람답게 그 길을 달게 받아들이며,
야심과 미움,
그리고
갖가지 잡동사니와는 굳건히 결별하고
인간의 법칙에 따라 나이를 먹고
또렷한 정신으로
품위있게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게 도우소서.
저를 버리고 떠나는
청춘을 기꺼이 포기합니다.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과 추억에 흐릿해진 눈으로 발길을 돌리겠나이다.
지금 저는
장년의 차가운 빛 속으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현실,
안개에 덮이지 않는 현실을 보고 싶습니다.
이게 제가 소청하는 전부입니다.
제 소청을 들어 주시겠습니까?
- 산드로 마라이 '하늘과 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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