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ission
감독 : 롤랑 조페
출연 : 제레미 아이언스, 로버트 드니로,아이단 퀸, 레이 맥아널리
음악 : 엔리오 모리꼬네
1750년 경, 파라과이와 브라질의 국경 부근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두 선교사의 대립되는 모습을 통해서 종교와 사랑, 정의가 무엇인가를 심오하게 그린 종교 영화. 1986년 제39회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야만의 땅 라틴 아메리카에 진리를 전하고자 하는 산 크를로스 선교회 소속의 가브리엘 신부는 몇 동료 신부들의 죽음으로 결국 험악한 지형의 폭포수 위에 사는 과라니족들을 선교하는데 성공한다. 용병 출신의 원주민들을 팔아버리는 야만성을 서슴없이 하는 노예상인 로드리고는 자신의 부인과 동생이 서로 사랑함을 알고 격분해 결국 동생을 죽이고 만다. 그는 그런 식민지적 잔혹성에 반성을 했다기 보다는 동생을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가브리엘 신부를 따라 사죄의 길을 걷는다. 과라니족은 자기의 형제를 팔아 넘긴 로드리고를 용서하고 로드리고는 가브리엘을 도와 원주민들만의 복음으로 가득찬 왕국을 건설하려 한다. 하지만 교황청은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이권 다툼에 끼여 폭풍 위, 복음의 땅을 초토화시키는 것을 묵인하고 만다.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음악을 맡아 그의 절정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On Earth As It Is Heaven"은 미션의 주제음악으로 Baruet School 합창단의 합창과 남미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Incantation이 토속적이면서도 경건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넘치는 곡이며, 나머지 곡들에서도 전율을 느낄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있다.
성품과 인간형이 서로 상반된 예수회의 두 신부, 가브리엘와 로드리고 신부는 바로 '기독교적 사랑'과 '사회적 정의'라는 선택의 기로에 선 주인공들이었다. 그들은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영토 분쟁 속에 있는 과라니 족이 카톨릭을 따르는 포르투칼로부터 보호하고자 원주인들과 함께 피땀 흘러 이룩한 선교구가 예수회와 포르투칼의 관계를 염려한 교회에 의해, 악명높은 노예 제도를 합법화한 포루트칼 왕의 식민지에 편입되자 이들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원주민들에게서 떠나라고 한다. 마침내 로드리고는 청빈, 정결, 순명, 그리고 교황께 순종이라는 예수회의 4가지 허원 중에서 순종의 맹세를 버리고 원주민들을 위한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다. 이 때 가브리엘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자네 손을 피로 물들이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네. 자네는 하나님께 목숨을 바쳤잖아. 하나님은 사랑이야."
가브리엘 신부는 평화 주의자이지만 그는 평화주의도 능동적인 힘을 발휘 하려 한다. 인디오들과의 생활 이후 가브리엘 신부는 교회에 대항하는 힘을 자신의 내부에서 발견한다. 가브리엘 신부는 무기를 쥐지는 않지만 인디오의 마을을 떠나라는 교회의 명령을 거부한다. 가브리엘 신부는 교황청의 철수령에 회의를 느끼고 마지막까지 신이란 무엇인가를 외치며 방황한다. 그는 마침내 신앙의 힘은 바로 사랑이라는 해답을 얻은 뒤에 무기 없이 싸움에 나선다. 전투에 나서기 전 축복을 구하러 온 로드리고에게 가브리엘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할 수 없소. 당신이 옳다면 하느님이 지키시겠지, 하지만 옳지 않다면 축복은 무의미해. 무력이 정당하다면 사랑이 설 자리는 없었집니다. 틀림없이 그럴거야. 나는 그러한 세상에서는 살아갈 힘이 없어집니다. 축복도 할 수 없소, 로드리고."
마침내 스페인 군대의 막강한 화력과 병력 앞에 하나씩 쓰러져가는 원주민과 사제들. 그리고 복음의 땅은 불길로 휩싸이고 만다. 살아남은 과라니 족의 아이들이 모여서 폭포의 더 높은 상류로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추기경이 숨진 두 신부와 원주민들에 대한 독백으로 끝맺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신부 몇몇과 과라니 족의 멸종으로 끝났고 저는 살아 남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죽고 그들은 살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죽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히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을 겁니다."
로드리고나 가브리엘 두 사제 모두 카톨릭교가 가난한 자와 억압받고 있는 자를 구원하고 해방시키는 일에 앞장 서야 한다는 점에 있었서는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과 사회적 활동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문제가 두 성직자들을 괴롭히고 마침내 각각 다른 순교의 길을 걷게 만든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복음의 진리와 정치적 참여 사이에서의 선택은 로드리고와 가브리엘 신부의 비극적인 순교가 있은 지 1세기가 지난 오늘 날에도 여전히 현대의 많은 성직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딜레마로 남아있다.
요요 마가 연주하는 엔니오 모리코네
첼로가 낭송하는 거장의 인생 이야기
정상의 첼리스트 요요 마는 ‘만남’의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Hush’에서 바비 맥퍼린과의 만남으로 인성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더니, ‘Soul Of The Tango’에서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음악과의 만남을 통해 변방을 떠돌던 구슬프고도 매력적인 음악을 단숨에 클래식의 무대 위로 옮겨 놓았다. 어디 그뿐인가.
톤 쿠프만/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Simply Baroque’와 비발디 협주곡 음반에서는 원전 음악과의 만남, ‘Protecting The Veil’에서는 태브너와의 만남, 그리고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는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주선했다. 가장 최근의 만남이었던 ‘Obrigado Brazil’에서의 보사 노바와의 만남 이후, 그의 행보는 어디로 향했을까. 새로운 만남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영화음악의 대명사 엔니오 모리코네와의 만남이다.
사실 영화 음악과의 조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하면서 제작한 ‘바흐에의 영감(Inspired by Bach)’이 나오던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6명의 서로 다른 영화 감독과, 제각기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들-조경 디자이너, 안무가, 가부키 명인, 18세기 건축가, 아이스 댄서 등-과 함께 한 6개의 영화작품인 ‘바흐에의 영감’은 두개의 에미상과, 16개의 캐나다 제미니상에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 ‘와호장룡’ 사운드 트랙에 참여한 것과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와의 만남이 있었지만 기존의 명곡이 아닌 그를 위해 새로 작곡된 작품을 연주해 영화음악팬들과는 서먹한 거리감이 있었다. 이제 요요 마는 엔니오 모리코네와의 만남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영화팬들의 감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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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The Mission - Gabriel's Oboe 02. The Mission - The Falls 03. Giuseppe Tornatore Suite - Playing Love from The Legend of 1900 04. Giuseppe Tornatore Suite - Nostalgia from Cinema Paradiso 05. Giuseppe Tornatore Suite - Looking for You from Cinema Paradiso 06. Giuseppe Tornatore Suite - Malena (Main theme) 07. Giuseppe Tornatore Suite - Remembering (Ricordare) 08. Sergio Leone Suite - Deborah's Theme from Once Upon A Time In America 09. Sergio Leone Suite - Cockeye's Song from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0. Sergio Leone Suite - Main Theme from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1. Sergio Leone Suite - Main Theme from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2. Sergio Leone Suite - Ecstasy of Gold from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3. Brian DePalma Suite - Main Theme from Casualities of War 14. Brian DePalma Suite - Death Theme from The Untouchables 15. Moses and Marco Polo Suite - Journey from Moses 16. Moses and Marco Polo Suite - Theme from Moses 17. Moses and Marco Polo Suite - Main Theme from Marco Polo 18. The Lady Caliph - Dinner 19. The Lady Caliph - Nocturne 20. The Legend Of 1900: Playing Love (Cello & Piano) (Bonus Track) 21. The MissionL: Gabriel's Oboe (Cello & Piano) (Bonus Track)
원곡 이상의 감동, 요요 마의 진한 연주
이번 음반의 탄생이 있기까지 그 단초가 된 만남은 지난 2001년 아카데미 상 수상식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카데미상 영화음악 부문을 수상한 ‘와호장룡’을 위해 연주차 참석한 요요 마가 역시 ‘말레나’로 오스카 상 작곡 부문 후보에 올라 참석한 엔니오 모리코네를 만났던 것. 요요 마를 만난 모리코네는 귀에 익은 그의 선율을 첼로를 동반한 관현악화하는 작업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미션’, ‘시네마 천국’,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언터처블’, ‘석양의 무법자’ 등 모리코네 작품 중에서도 정수가 담긴 이번 음반에 담긴 트랙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음악의 중요성을 알기 위해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 영화학과와 음악학과가 공동으로 개설한 특별 과정으로 만들어진 학생들의 네 편의 단편영화에 영감을 부여했다. 학생들은 소니 클래시컬로부터 지원을 받아 최상의 트랙을 선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프로그램은 11월 5일 LA에 있는 이 학교의 캠퍼스에서 열리는 특별한 콘서트 이벤트를 통해 완성된다. USC 손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음악 공연과 선정된 학생 감독들의 영화 상영 외에도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들인 안드레아 모리코네(역시 영화음악 작곡가인)가 참석하는 심포지움도 열린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다양하고 풍부하며 독특한 스타일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영화 상영 중에 화면에 녹아들 듯 가장 적합한 영상 언어로 메시지를 전하지만 그것은 영화를 떠나서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어 남는다. 그의 OST가 소장 가치가 높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영상으로서의 음악, 음악으로서의 영상이란 미학에 가장 접근했던 작곡가가 아닐까.
1928년 로마 출신의 그가 최초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지금은 고인이 된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1960년대 일련의 ‘마카로니 웨스턴’ 작품들을 통해서였다. 이번 음반의 ‘레오네 모음곡’에는 ‘석양의 무법자’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메인 테마’, ‘데보라의 테마’, ‘Cockeye’s Song’) 등이포함돼 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작품을 담은 모음곡에는 ‘시네마 천국’(메인 테마와 사랑의 테마), ‘피아니스트의 전설’, ‘말레나’, ‘단순한 형식’ 등을 담았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올랐던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에서는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The Falls’가 선택됐다. 브라이언 데팔마 감독의 작품중에는 ‘언터처블’의 ‘죽음의 테마’와 ‘전쟁의 사상자들’의 메인 테마가 수록됐다. 알베르토 베빌락쿠아 감독의 ‘The Lady Caliph’와 ‘마르코 폴로’와 ‘모세’ 등 두 편의 TV 미니시리즈 주제곡들도 담겼다.
맨 마지막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피아니스트의 전설’ 주제곡과 ‘미션’ 주제곡이 첼로와 피아노의 실내악 버전으로 실려 있다. 오케스트라와 편성을 달리한 단출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음반에서 요요 마의 연주는 원곡 이상으로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요요 마 특유의 첼로 음색보다도 더욱 짙다. 요요 마의 첼로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의미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시 되살린다. 누들스와 데보라의 아름다운 춤, 그리고 만남의 아름다움만큼이나 쓰디쓴 이별을 알리는 기차의 기적소리를 느끼고(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시실리에서 전쟁으로 홀로 된 여인의 아픔을 바라보는 13세 소년의 시선처럼(말레나), 알프레도 아저씨가 선물로 남긴 잘려나간 키스 신을 턱을 괴고 보는 토토처럼(시네마 천국) 엔니오 모리코네의 넉넉하고도 따스한 음악세계로 끌려 들어간다. 소년 시절의 노스탤지어를 포함한 이들 작품에서 요요 마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라도 하듯 천천히 첼로로 말을 건네고 있다.
요요 마의 행보를 보면 마치 음악의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세계를 누비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상의 첼리스트가 각 부문 정상들과 만나 회담하며 세계 예술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그런 장면을 연상해 보라. 요요 마는 11월 16일 모리코네가 지휘하는 로마 신포니에타 오케스트라와 콘서트를 가지며 이 영화음악의 거장을 다시 만날 계획이다.
글/ 류태형(월간 ‘객석’ 기자)
서정적인 음의 창조자-엔니오 모리코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영화음악가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엔니오 모리코네는 80년대 이후 실력있는 젊은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대거 등장에도 불구하고, 모리스 자르, 존 배리 등과 함께 아직도 왕성한 창작력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완성해 가며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는 노장파 영화 음악가이다. 64년 처음영화"황야의 무법자"로 시작한 그의 음악 인생은 66년"석양의 건맨"에서 자신의 사운드 정립 시기 맞이했고, 84년"Once upon a Time in America"와 86년 "미션"에서 완벽의 극치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음악적 감성을 자유자제로 구사하며 달관의 경지를 느끼게 한 89년작 "시네마 천국"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나 엔니오 모리코네는 처음부터 영화음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로마의 명문 산타 첼리아 음악원에서 작곡 및 편곡, 트럼펫 연주 등 클래식을 전공 했던 그는 순수음악에 뜻을 두 고 졸업 후에도 실내악 연주자 및 전위적인 교향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격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 영화음악 작곡이었다.
50년대 네오 리얼이즘 영화의 부흥으로 최고의 황금기를 보냈던 이태리 영화계는 60년대에 접어 들면서 당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어갈 즈음이었다. 그래서 그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미국의 바로 엔니오 모리코네의 스크린 데뷔작"황야의 무법자"였다. 미국 서부극의 조잡스런 모방극이라 는 혹평을 받으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영화는 예상을 뒤엎고 전 세계적으로 놀라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으며 무명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감독 세르지오 레로네,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 코네를 하루 아침에 유명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사실 레오니 감독과 모리코네는 이 영화를 만들 때 자신들의 본명 대신에 밥 로버트슨, 레오 니콜즈라는 미국식 가명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인기 에 편승한 얄팍한 상술로 영화를 만든다는 대중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추측도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탄생시킨 주제음악"방랑의 휘파람"은 황량한 서부에 홀로 서있는 고독한 방랑자의 심리를 그대로 표현해 내듯 영화 전편을 리드하여 극적 효과를 높여 주었다. 아직 그렇게 세련되지 않은 솜씨였지만 관객들은 그의 음악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점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성공 이후 그는 세르지오 에로네 감독과 계속 콤비를 이루어"석영의 건맨" 등 후속타를 내놓으며 이태리의 대표적인 영화 음악가로 자리잡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잠깐 감행한 음악적 외도가 자신의 평생의 직업으로 이루어졌고 또한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아이러니를 연출한 것이다.
마카로니 웨스턴의 퇴조 후 70년대 초반 그는 한때 이태리의 문제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파졸리니는 기행적인 사생할과 영화 작품으로 항상 화제를 몰고 다녔던 인물이었다. 75년 파졸리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둘의 협력관계는 끝이 났지만,"데카메론 79", " 소돔의 도시"등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그는 그때까지와는 사뭇 다른 영화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데뷔 이후 1년에 20년 이상을 작곡하는 다작의 음악가로 쉴새 없이 작품을 발표해왔던 그는 84년 명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또 다시 손을 잡고 레오네 감독이 마치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삶 을 마감하듯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담은 말년의 역작"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탄생시켰다. 갱들의 우정, 배신 , 그리고 용서의 대 드라마 속에 잔잔하고 부드럽게 흐르는, 그러나 까닭 모를 슬픔을 느끼게 하는 테마음악은 기히 일품이었다.20년간 거의 300여편의 작품을 작곡하여 쌓아온 그의 모든 음악적 역량이 드디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터뜨려지기 시작한 그의 대가다운 솜씨는 2년 뒤에 발표된"미션"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음악적 기교, 풍부한 감성,극적 구성,그 웅장한 스케일 등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능력 을 발휘했다. 이구아수 폭포가 굉음을 쏟아내는 아마존강의 대자연 속에 오보에의 단음으로 올려 퍼지는 청아한"Gabriel's Oboe"는 보는 이의 가슴을 뒤흔드는 감동을 자아내 주었다. 혹자는"미션 "의 사운드트랙이 엔니오 모리코네가 탄생시킨 그 어떤 음악보다도 뛰어난 그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89년 아들 안드레아와 공동작업한 "시네마 천국"은 이제 완숙의 경지에 이른 그의 거장 다운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여기에서 그는 큰 극적 동요없이 차분하게,그리고 약간은 밝은 음악을 전개하며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기나긴 음악인생 을 거쳐온 엔니오 모리코네가 만년에 이루어 낸 그만이 갖는 영화와 인생 예찬가인 셈이다.
흔히 엔니오 모리코네는 영화음악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것은 그의 음악이 영상이 주는 감동보다 더 튼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 주지만 결코 영화를 앞서 지 않은 영화를 앞서지 않은 영화음악 본연의 위치를 지키는 절제를 지녔다는 것이다. 거기에 그 의 대가다운 솜씨가 돋보인다. 그리고 그의 음악은 난해하지 않다.누구나 따라 부르기 쉬운 단순한 멜로디 라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듣는 이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자극하는 진한 맛이 베어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들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감동을 주는지도 모른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이태리 가곡, 민요, 오페라 그리고 칸소네 등 이태리의 서정적인 가락 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다분히 서정적이고 로맨틱하고 감성적이다. 그리 고 감상적이다. 그리고 또한 그의 음악에는 애수에 깃든 여성의 소프라노 스켓 보컬이 자주 등장 한다. 영화"웨스턴", "Once Updn a Time into America"에서 잘 나타나듯 여성 특유의 애절한 보컬이 음악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엔니오 모리코네의 독특한 서정미를 돋보이게 한다.
현재의 명성과는 대조적으로 엔니오 모리코네는 미국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어느 외국 작곡가보다 미국 영화 음악을 많이 작곡했음에도"미션"과 "전쟁의 사상자들" 등으로 아카데미 음악성에 몇번 노미네이트 된 것 외에 특기할 만한 수상경력은 없다. 그것은 아마 외국인들에게 지나치리만큼 배타적인 미국 연예계의 속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인 듯하다. 그러 나 그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지난 25년간 그에게 쏟아진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화려한 명 성에 만족하여 현재 자신에게 맡겨진 영화 음악제에 온 열정을 다하고 있다. 최근 그는 시네마 천국의 감독 쥬세페 토르나타레와 여러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그는 '영화를 느낌으로 소화한다'고 말한다. 영화를 말로 이해하기 보다 는 느낌으로 소화하는 그이기에 그가 탄생시킨 수많은 영화음악의 걸작들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 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이웃은 참마음 참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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