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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덕목 /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一.말 (言)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 번 생각하고 열라.
二.책 (讀書)
수입의 1%를 책을 사는데 투자하라.
옷이 헤어지면 입을 수 없어 버리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위대한 진가를 품고 있다.
三.노점상 (露店商)
노점상에서 물건을 살 때 깎지말라.
그냥 돈을 주면 나태함을 키우지만....
부르는대로 주고 사면 희망과 건강을 선물하는 것이다.
四.웃음 (笑)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치료약이며...
노인을 젊게하고...젊은이를 동자(童子)로 만든다.
五.TV (바보상자)
텔레비전과 많은 시간 동거하지 말라.
술에 취하면 정신을 잃고...마약에 취하면 이성을 잃지만
텔레비전에 취하면 모든게 마비 된 바보가 된다.
六.성냄 (禍)
화내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죽이며
아무도 가깝게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七.기도 (祈禱)
기도는 녹슨 쇳덩이도 녹이며
천 년 암흑 동굴의 어둠을 없애는 한줄기 빛이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기도는 자성을 찾게하며 만생을 요익하게 하는 묘약이다.
八.이웃 (隣)
이웃과 절대로 등지지 말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큰거울이다.
이웃이 나를 마주할 때..
외면하거나 미소를 보내지 않으면...
목욕하고 바르게 앉아 자신을 곰곰히 되돌아 봐야 한다.
九.사랑 (慈愛)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동화. 자기낮춤이 선행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온는데 칠 십년 걸렸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기도하는 손 / 정호승
서울에 푸짐하게 첫눈 내린 날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고요히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추기경 몰래 명동성당을 빠져 나와
서울역 시계탑 아래에 눈사람 하나 세워놓고
노숙자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하다가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과 국을 퍼주다가
늙은 환경미화원과 같이 눈길을 쓸다가
부지런히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껌 파는 할머니의 껌통을 들고 서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순간 선로로 뛰어내린
한 젊은 여자를 껴안아주고 있다가
인사동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부처님 곁에 앉아
돌아가신 엄마 예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엄마의 시신을 몇개월이나 안방에 둔
중학생 소년의 두려운 눈물을 닦아 주다가
경기도 어느 모텔의 좌변기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건져내고 엉엉 울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눈 위에 라면박스를 깔고 웅크린
녹숙자들의 잠을 일일이 쓰다듬은 뒤
서울역 청동빛 돔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비둘기 처럼
PBC 김수환추기경의 추모 홈페이지
http://web.pbc.co.kr/legacy/event/cardinal_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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