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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성 프란치스코회

천사와 악마

우리는 흔히 말하기를 착한 행실을 하는 사람을 보면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하고, 악한 행실을 하는 사람을 보면 ‘악마 같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법이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법이 없이는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천사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써 하느님과 사람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소통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반면에 악마는 하느님의 적대자로써 사람을 유혹하고 죄를 짓게 하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단절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마음속에 이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산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항상 깨어서 기도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면서 선행을 실천하면 천사의 삶을 살 수 있고, 아무런 의식 없이 되는 대로 살면 악마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천사의 삶을 사는 사람은 진리의 편에서 항상 공동선을 추구하지만 악마의 삶을 사는 사람은 항상 육신의 편에서 개인의 유익을 추구합니다. ‘천사의 삶을 사느냐?’ ‘악마의 삶을 사느냐?’의 문제는 오로지 각자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자유의지는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고귀한 선물인 자유의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주고 또 주고 목숨까지 내어주고 더 못 주어서 아파하는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갈망하며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작은 선행을 실천할 때 세상은 온통 평화로 가득찰 것입니다. 그러나 시궁창의 쥐처럼 어둠을 갉아 먹고 살면서 시기와 질투와 반목으로 일관하면 세상은 마치 악마의 소굴처럼 될 것입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피조물을 사랑하고, 단절된 곳을 이어주고 굴절된 곳을 펴주는 삶은 분명 우리 프란치스칸들의 몫입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천사의 삶을 살아봅시다. ‘오늘 하루, 나는 누구에게 천사가 되어줄 것인가?’ 생각만하여도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