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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인물

[스크랩] 오백 원...민들레국수집

 

 

                                                                   

            

  

 

 오백원

 

 

 

 

 

 

 

 


 

 

 

 

 

 

우리 손님이 아주 힘겹게 이야기를 합니다. 천원만 좀 줄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닷새 전에 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탔는데 오백 원이 없어서 사정사정해서 다음 번 약 타러 올 때 갚겠다고 하고 외상을 했는데 오백 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이 떨어져서 오늘 의원에 가야하는데 약국에서 약을 탈 때 오백 원을 또 내야하니 천 원만 줄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천 원을 드렸습니다. 이 손님은 기초생활수급권자이고 혼자서 삽니다. 지난 달 이십일에 삼십 몇만 원을 받아서 집세내고 그러면 돈이 거의 없습니다. 돈 탄 지 십칠일이나 지났으니 단돈 백원도 없는 모양입니다.

 

처음 보는 얼굴이 점점 늘어납니다. 노숙을 할 사람 같지 않아서 물어보면 노숙생활한지 한두 달 되었다고 합니다. 한 그릇의 밥이 이토록 귀한지 전에는 몰랐다고 합니다.

 

오늘은 손님들이 밀렸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식사하실 수 있는 자리가 열일곱 자리나 되는데도 몇 분의 손님들이 기다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손님들이 오기 전에 착한 라면인 삼양라면 다섯 개를 끓였습니다. 뉴스에 촛불집회에서 삼양산성을 쌓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분들에게 끓여주기도 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양파와 감자와 풋고추 그리고 대파를 송송 썰어놓고 라면 다섯 개를 끓는 물에 넣은 다음에 국수도 조금 넣었습니다. 계란 탁 터트려서 풀어넣고 민들레 식구인 성욱씨, 태영씨와 함께 먹었습니다. 먹음직스러운지 용선생도 좀 줄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데레사 수녀님도 드셔보시곤 민들레의 꿈 아이들에게도 저녁에 삼양라면을 끓여주시겠다고 합니다.

 

노숙 강아지인 진달래를 목욕시키고 털도 깨끗하게 깎고 종합진찰을 받아보았습니다. 잡종 슈나우저. 약 두세 살 정도, 아픈데라곤 약간 피부병이 있는데 약만 조금 바르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합니다. 골롬바 자매님이 두 아드님과 오셨습니다. 아들 둘이 진달래 곁을 떠나질 못합니다. 진달래를 골롬바 자매님 집으로 보냈습니다. 코카 스파니엘인 우리 민들레가 섭섭해 합니다.,

 

참새들도 여전히 짹짹거립니다. 주헌씨가 모아두었던 돈을 다 썼습니다. 동인천과 화도진 공원에 나가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 참 맛있는데 집에서 마시면 그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콜의존증"은 참으로 힘든 병입니다.

 

  

 

원문보기,민들레국수집 게시판,2008-07-07 11:21

 

 

 

 

 

 

                                                                   

            

  

 

 씨앗

 

 

 

 

 

 

 

 


 

 

 

 

 

 

 

#1 씨앗, 예수께서도 노숙자셨다.....

 

오랜 고심끝에 퇴회를 결정했다. 단 정식절차를 거쳐 퇴회하고 싶다는 뜻을 수도회에 전했다. 비록 수도복을 벗지만 앞으로도 하느님과 함께 하며 예수님 제자로 살겠다는 의지에서였다. 환속후에도 하느님 중심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었다. 25년 수도원 생활을 정리하며 짐을 꾸리니 옷 몇벌과 책 몇권, 다해서 두상자가 나왔다. 그렇게 수도원을 나온 1년 뒤 정식으로 퇴회처분되었음을 통보 받았다....

 

수도원에 들어가려는 뜻을 품은 사람은 샘솟는 우물처럼 넘치는 사랑을 가져야 한다 만약 예수님과 자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무턱대고 활동부터 하게 되면 얼마 못가 말라죽기 쉽다.... 수도원 생활의 기본 중 하나가 육체노동이다. 가끔 일이 고될때도 있었지만 몸보다는 마음이 편한것이 더 낫다는것을 깨달은것은 오랜 수도원 생활에서 얻은 지혜이다.... 

 

#2 봄이야기

 

인천에만 2만5천여개의 식당이 있다고 한다. 모두들 돈을 벌자고 문을 연 가게들일 것이다 돈을 내지 않고 먹을수 있는곳은 없다. 또 무료 급식소가 몇개 있지만 어느곳도 서너그릇씩 배부를때까지 먹을 수 있고 오전에 왔다가 오후에 다시와서 또 먹을 수 있는곳은 없을것이다. 거디다 커피며 요구르트 같은 후식까지 내놓는데가 어디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 민들레 국수집 이야기를 들으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다들 한마디 한다 "뭐야? 세상에 그런곳이 어디 있어?" "에이, 거짓말!" 2003년3월초에 국수집 준비를 시작하면서 4월1일 만우절을 문여는날로 정한것도 그런 거짓말 같은 일을 한번 저질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저 배고픈 분들한테 따뜻한 국수 한그릇 대접하고픈 마음으로 시작한 일, 그러한 첫마음이 그때나 지금이나 민들레 국수집의 전부다...

 

손님들이 늘어갈수록 일하는 손길도 더욱 바빠지지만 사랑의 기쁨으로 마음은 오히려 더욱 자유로워진다.....

 

"이슬 딱한잔만 드셔야해요!" 국수집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알코올 중독자가 많다. 도저히 밥을 넘길수 없는 메마른 속을 달래기 위해 긴급처방으로 소주 한잔을 건넬때도 있다....

 

"국수 열두 그릇 배달해주세요" 민들레 국수집 하면서 아주 드물게 듣는 말이다 "미안합니다만, 우리집에서는 음식을 팔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팔지 않는다는 말에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며 의아해 한다....

 

요즘은 음식 재료 창고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흐믓하다. 모두 고마운 이들 덕분이다#좀 넉넉하다 싶으면 더 필요한곳에 나눠드리기도 한다. 약간 모자란듯이 좀 불편하게 살아야 스릴도 있고 멋있게 살수 있다....

 

#3 겨울 이야기

 

일모씨는 전기요금 내는데 보태라고 만원을 척 내놓았다. 나는 그가 그 추운 겨울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며칠동안 고물을 주워야 만원을 벌 수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다 재물에 자기 안전을 맡기는걸 포기한 일모씨를 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헌금이 생각났다. 이렇게 착한 분들의 수많은 도움으로 혹독한 겨울을 지내는 우리 손님들이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그마한 민들레국수집. 겨우 여섯명이 비집고 앉으면 꽉차는 허름한 식탁 하나뿐인데도 하루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부름의 행복을 채우고 있다.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마저 내어놓으시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기적이 이뤄지고 있다.....

 

건축 기술이 있는 안드레아가 뚝닥거려 만들어준 국수집 창고. 겨울에 연탄을 쌓아두거나 나눔 배추가 드렁오면 보관하고 고물 줍는 우리 손님들의 창고가 되기도 한다....

 

달걀프라이는 VIP 손님들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반찬이다. 국수집의 손님이 늘어가는데도 쌀이나 반찬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들이 보여준 사랑 덕분이다. 나눔은 전염성이 강하다....

 

#4 민들레

 

서로 섬기고 나누는 사랑의 홀씨들이 날리고 날려 이렇게 새로운 민들레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2호점이 생겨나면 1호점 식구들이 도와주고 3호점이 생겨나면 1호점과 2호점 식구들이 도와주면서 민들레 국수집과 민들레의 집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면 좋겠다. 그럴수록 가난하고 외롭고 소외된 우리 손님들이 점점 더 많이 행복해지리라, 더 많이 살아나리라. 사랑의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고지는 아름다운 우리땅이 하나의 거대한 민들레 공동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언젠가 청송교도소 자매상담을 갔다가 그곳에 소담스레 핀 민들레를 발견했다. 그 꽃을 보면서 우리 민들레 국수집 생각이 났다. 조심조심 캐어서 국수집 화분에 옮겨 심어놓았다.....

 

가끔 외로울때도 있다. 노숙하는 손님들이나 교도소 형제들의 친구가 되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지만 친구가 못되고 거리감 같은게 느껴질때.......

 

내가 하느님을 믿는것은 편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나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똑똑하고 부유한것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태어나고 하느님과 함께 살고 하느님께 가는 인생이 축복인 것이다.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하느님이 필요한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내가 사는 것이다. 하느님이 내 인생 전부이다. 내가 믿는 하느님은 착한 사람들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죄인들의 하느님, 현실에서 실패한 사람들의 하느님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 건강을 잃은 이들의 하느님, 버림받은이들의 하느님이시기도 하다....

 

베로니카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가족의 헌신과 응원이 없었다면 민들레 국수집 운영과 교정사목 활동을 지금처럼 잘해올수 없었을 것이다. 내 인생에서 가족은 하느님 다음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서영남(베드로)지음, 더북 컴퍼니 출판사     

     출처,다음 블로그.하늘사랑님  

 

 

 

 

                                                                   

            

 

 

 

 

민들레 꿈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아..

 

 

 

 

 

 서 베드로 수사님...

 

 

오늘의 메뉴...

 

 

국수가 없는 민들레 국수집...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에서 여름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날을 비바람 땡볕으로

                                             이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어버리면

                                             어느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거여... 

 

 

 

 

                                           한쪽 벽에,이현주 목사님의  "밥 먹는 자식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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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이라  돈을 1000~2000원 주면서 노숙자 무료 급식 주는 교회가 여러 군데 있어서 평일 보다 조금 손님이 적은 날이다. 오전에는 바쁘셨나보다 오후에 조금 한가한 틈에 수사님과 계양구에서 봉사 오신 형제님과 함께 花島鎭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가는 길에 어떤 자매님을 만났는데... '수사님 쌀 한포 구할 수 없을까요?...'   '여기도 간들 간들 해서 조금 기다려 보세요..' 하신다...어느 독거 노인네 쌀이 떨어졌나보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서 하시는 말씀이 이런곳 처음 보죠? 큰 길로 만 다니면 세상을 다 볼 수가 없어요...좁은 골목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로 조금 걸어 나가니 바로 4차선 큰길이 나온다.

 

남루한 행색의 남자분이 정류장 옆에 한분, 길 건너편에도 4~5명이 서 계신다...

"저분들이...?" 여쭸더니 "끄덕이신다..."

 

 

 

 

 

공원 입구에 들어섰는데 대 낮에 벌써 혀가 꼬부라지고 비틀 비틀하는 걸음으로 수사님께 인사하며 3,4분이 오신다. 그들이 앉았던 벤취에는 빈 술병이 누워있다. 꼬부라진 말과 눈에는 흰자위가 많이보이는 표정으로 하는 말을 한참 들어주시고  대꾸해주신다.  저 사람은 무릎 뼈가 금이 가서

벌어져 있다고 하신다. 무릎과 다리에 압박 붕대를 감고 있었다...

 

 

 

 

 

잠시 걷다가 벤취에 앉았다. 벤취가 3개 나란히 있는데 가운데 앉았더니, 수사님이 가운데 벤취는 노숙자들의 술상 이라고 하시며 웃으신다..".교회에서 돈 주면 저렇게 다 술이 되어 들어가는 데" 하고 말씀 드렸더니 웃으시기만 하신다...

 

 

 

 

 벤취에 잠시 앉았다 돌아오는 길에 허룸한 집과 어울리지않게 "민들레 꿈"이라고 멋드러진 현판이 걸린 집 앞에 잠시 멈춰섰다. "여기가 아이들 공부 방이에요" 하신다. 현판은 청송 교도소의 재소자가 만들어서 보내셨다고하신다. 부모가 없거나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민들레 꿈"에는 6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정부나 시의 지원을 받으려면 일정 규정과 요건을 갖춰야 되는데 그것을 맞출 수 없어 정부나 시의 지원은 하나도 받지 못한다고 하신다.

 

그래도 민들레국수집의 수도, 전기세는 지원되나하여 여쭸더니 한푼의 지원도 없이 전액 후원으로 꾸려가신다고...물 값만해도 월 100만원은 안되더라도 상당한 금액이라고...

 

이렇게 봉사자들 나와 있으면 오시는 손님들 불편해하지 않은가 여쭸더니...그게 블편하다면 노숙 생활 못한다고..."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용기를 내는 날이 올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겁니다.” 

 

 

 

 

잠시 짬이 나시면 국수집 앞에 의자나 문턱에 앉아계신다. 바로 앞에 대형교회가 있다.  "어떤 신자는 여기에 십일조 하러와요" 하며 웃으신다. 바로 앞 교회 정문에 어여쁜 능소화가 피었있었다. 참 이쁘기만 한데.. 여기 앉아계시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능소화...그래서  능소화 필 무렵이면 장마가 시작되어 마음이 아프셨구나...  비가오고 노숙자들은 그나마 막일도 줄어들고...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쌀이 20키로 두포가 배달온다...몇 마디 나누시더니 모르는 분이 보내셨네요 하신다. 20키로 한포면 4인가족이 20일 먹을 수 있다고 하신다... 아까 이발 보냈던 분이 말쑥해져서 오신다. 함께 가셔서 이발비 내주시고 담배도 한갑 사주시고 오신다.

 

 

 

 

 

이발 봉사하실 봉사자 분도 있지 않을까 여쭸더니 그 분들을 이발시키려면 먼저 목욕 부터 시켜야 하는데 목욕탕등 도저히 여건이 안되어 불가능하시다고...

 

오늘 꼭 안써도 되는데 쓴 기름이 15리터 조금 일찍 일어나 전철에서 책 보고 움직였다면 전철비 빼고도 4식구가 12일을 먹을 수 있는데...내가 알고 있던 오백원이, 오백원이 아니고 내가 알고 있던 쌀이, 쌀이 아닌...

 

예비된 쌀도 없이 쌀 항아리가 간들 간들 해도 하루도 아닌 여러해를 지키신 이자리, 이 또한 감사한 기적이라는 생각이...길고 지리한, 절박했던 시간들의 기억 속에 부끄럼도 잊어버리고 술에 찌들은 어린 영혼들을 보시며...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용기를 내는 날이 올 때까지 믿고 기다리는 겁니다.”라는 말씀이 시간이 흐를 수록 메아리 되어 울려옵니다

 

 

 

 

 

 

 

 

 

 

 

 

출처 : 비 그친 저녁
글쓴이 : 프란시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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