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향한 우리의 외침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전국의 국민과 함께하는 강정 평화 대행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막고 강정마을의 평화, 온 세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순례의 세 번째 날이 밝았다.
7월 30일, 온몸으로 평화를 선언하며 길을 떠난 순례객들은 35도가 훨씬 넘는 폭염을 무릅쓰고 제주 동쪽과 서쪽 해안선을 따라 묵묵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강정마을의 서쪽으로 출발한 '서진', 동쪽으로 출발한 '동진', 그리고 천주교 성지를 따라 순례하는 '천진'(천주교 순례 팀) 등 총 1800여 명은 태풍 담레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길을 재촉했으며, 순례에 참여하는 인원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6년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공사와 불통 앞에 저항하는 이들은 너무 지쳐 있다. 연대의 손길이 절실한 이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로마 5,5)는 말씀을 새기며, 평화의 마음을 품은 겨자씨로 묵묵히 기도 걸음을 옮기려 한다."
'겨자씨'라는 이름으로, 제주도 내 천주교 신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천주교 성지를 중심으로 순례를 이어가는 천진 팀은 80~100여 명 사이의 인원을 유지하며, 7월 30일 오전 11시 파견 미사를 시작으로 정난주의 묘, 대정향교, 수월봉, 용수 라파엘 성당을 거쳐 신창성당을 향하고 있다.
8월 1일 은퇴 사제와 수도자, 신학생, 각 지역의 신자들 80여 명은 정난주의 묘에서 수월봉으로 가는 일정을 소화했으며, 정난주의 묘로 가기 전 1시간 동안은 여정 길에 만난 서진 팀과 함께 길을 걷기도 했다.
오후 6시 목적지인 수월봉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순례자들과 인근 성당의 신자들이 참여했으며, 순례 참가 사제들이 공동집전했다.
"하느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과 같다."
강론을 맡은 임상교 신부(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는 주변을 둘러싼 나무와 풀숲, 바람과 새소리 등 순례 동안 만난 모든 것에서 '살아 있음'을 느꼈다면서, "그러나 지금 인간이 얻고자 하는 것은 생명의 소리가 아닌, 쇠의 마찰 소리다. 결국 인간을 살게 하는 모든 생명의 움직임을 도구화하고 처분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성찰했다.
임상교 신부는 이날 복음의 '밭에 묻혀 있는 보물' 비유에 관해 "이 하느님 나라의 비유는 아주 간단하다. 가장 귀한 것을 얻기 위해 자기 자신의 모든 것, 존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어떤 이들은 두루뭉술하게, 치우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지만, 하느님의 진리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 그런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하느님의 가치를 단호히 선택하는 것, 그리고 그 가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며, 그럴 때 주어지는 자유와 행복감이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천진 팀 행진에 함께하고 있는 문규현 신부는 "여러분은 무엇을 보러 이 뜨거운 폭염에 이곳까지 왔는가" 물으면서 "우리가 만난 나무와 바람을 그대로 있도록 하는 것이 평화다. 이 길 위에서 서로가 서로일 수 있도록 하는 자존, 서로에게 서로를 드러내는 공현, 이것을 찾는 과정이 하느님 나라, 평화"라고 격려했다.
앞으로 천진 팀은 금악정자와 이시돌 목장을 순례하고 마지막 날인 8월 4일에는 제주4·3평화공원을 거쳐 탑동광장에 도착한 동진·서진 팀과 다시 만난다.
4일 저녁 탑동광장에서는 문화제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강정, 평화를 노래하라'와 '1만인 평화 선언'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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