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남과 다투고는 하느님의 성전을 찾아 잘못했다고 눈물로 용서를 청한다.
화해할 일이 있을 때, 용서가 잘 안 될 때,
하느님이 계시는(현존하시는) 성전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전은 용서가 잘 안 되는 자기의 내면으로 들어가
용서하는 하느님을 만나도록 해 주기 때문에.
화해시켜 주는 곳이기 때문에.
하지만 예수께서는 성전에 제물을 바치러 가다가
화해해야할 친구가 생각나면 먼저 그에게 가서 화해하고 오라고 말씀하신다.
이웃과 화해 없이는 하느님과의 화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언뜻 듣기에 이 말씀은
먼저 남과 화해한 다음에야 비로소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는
성전에 들 수 있다는 말씀처럼 들리지만,
하느님 나라가 왔다는 복음에 비추어 볼 때
더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성전은 하느님이 계시는 곳이다.
그런데 하느님은 네 안에도, 방금 네가 다툰 용서 못할 그 사람 안에도
계신다.
그도 너도 하느님이 살아 계시는 성전이다.
화해하고 싶은가?
네 자신이, 온 세상이, 너와 다툰 그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임을 먼저 깨치도록 하라.
이를 깨치지 못하고 돌로 지은 성전을 찾은들,
너를 용서하는 하느님을 너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너는 결코 남과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느님과도. 네 이웃과도.
너의 하느님을, 너를 용서해주는 하느님을 네 밖에 있는
돌로 만든 어떤 성전에서만 찾으려 하지 마라.
네 안에서 네 안에 이미 와 계시는(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만나도록 하라.
그리고 네 안에 와 있는 하느님은 다름 아닌
바로 남(세상) 안에 이미 와 계시는 하느님임을 깨치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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